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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홀하고 아름다운 꿈의 LA, <라라랜드>
    영화 2024. 4. 18. 19:43

    황홀하고 아름다운 꿈의 LA, <라라랜드>

    라라랜드_포스터
    <라라랜드> 포스터

    전 세계를 사로잡은 독보적인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독보적인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의 이야기로 함께 가보겠습니다. 여주인공인 '미아'는 영화세트장에 있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단한 오디션 생활을 하는 LA의 연기 지망생입니다. 그러다가 한 레스토랑에 간 '미아'는 어떤 한 남자의 피아노 연주에 반하게 되죠. 그 남자는 바로 무서운 사장님이 있는 레스토랑에서 정해진 크리스마스 캐럴만 연주해야 하는 연주가, '세바스찬'입니다. 역시나 정해진 연주만 하던 '세바스찬'은 아무도 자신의 음악을 신경 쓰지 않자 프리 재즈를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아무도 그의 곡을 듣지 않았을 때 유일하게 '미아'만이 그의 음악을 듣습니다. 결국 마음대로 연주를 했다는 이유로 크리스마스에 허무하게 해고당한 '세바스찬'은 재즈 연주에 반한 '미아' 마저도 무시하며 지나쳐버리고, 둘은 그렇게 어긋나 버립니다. LA에도 봄이 찾아오고, '미아'는 어느 파티에서 크리스마스 때 자신을 무시하고 가버렸던 피아니스트 '세바스찬'을 만나게 됩니다. '세바스찬' 역시 '미아'를 기억해 내고, 둘은 파티장에서 나와 함께 언덕을 오르죠. 언덕 끝에서 마주한 아름다운 LA의 야경이 그들을 반깁니다. 이젠 모두가 꼭 찾아가는 바로 '그리피스 파크'입니다. 서로에게 서서히 이끌리게 된 둘은 아름다운 노래와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흘러나오는 신나는 재즈풍의 음악과 보랏빛 석양, 함께 춤을 추는 두 사람까지, 모든 분위기는 황홀함 그 자체죠. 다음날 '세바스찬'은 재즈가 싫다는 '미아'를 재즈바로 데려가 재즈에 대한 흥미로운 역사를 이야기해 줍니다. 마침 '미아'는 영화 오디션에 합격하고, '세바스찬'은 그 역할에 도움이 되는 영화를 보여준다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데이트 약속도 잡습니다. 다음 데이트 약속을 잡고 난 후 '세바스찬'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이 영화의 대표 주제가는 바로 <City A Star>. 해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엄청난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모두의 플레이리스트에 자리 잡은 어마어마한 곡이죠. 리메이크도 정말 많이 될 정도로 사랑받은 <라라랜드>의 대표적인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 영화관 데이트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하늘로 날아올라 우주에서 함께 춤을 추게 되죠. 달밤에 하늘을 날아오르는 비현실적인 장면은, 투박한 CG기법이지만 눈물 나게 황홀한 음악과 배경과 함께 단 하나의 어색함도 없는 자연스러운 전개로 관객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렇게 서로 사랑을 하며 '미아'는 어느덧 '세바스찬'과 함께 재즈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사랑도 곧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말죠. '세바스찬' 역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돈을 벌어야 하고,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소 불편한 감정이 남아있었던 '키이스'의 밴드에 키보드 연주자로 들어갑니다. 돈을 벌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타협하고, 밴드의 유랑 생활에도 적응해 가죠. 어느 날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세바스찬'을 보던 '미아'는 그의 연주를 듣고 당황하는데요. 그와 그녀가 함께 꿈꾸던 연주가 아닌 현재 트렌드에 맞춰 변화된 연주였던 겁니다. 하지만 이미 정상의 인기를 누리는 밴드의 멤버인 '세바스찬'과의 저녁식사는 가을이 돼서야 성사됐죠. 오랜만에 만난 자리라 그동안의 일상을 공유하는 듯 하지만, 둘은 어쩔 수 없이 쌓여왔던 감정을 드러내고 맙니다. '세바스찬'이 진정으로 원하는 재즈를 하기를 원했던 '미아'와, 현실적으로 둘의 앞날을 위해 돈을 잘 버는 연주자가 되는 것이 우선이 된 '세바스찬'은, 서로의 꿈을 위해 타협했던 현실이 서로를 걱정하는 문제요소가 되고 그것은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내버리고 맙니다. 한편 '미아'의 그렇게 간절히 바라던 첫 공연이 열렸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합니다. 모든 것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온 '미아'는 '세바스찬'의 손에 이끌려 마지막 오디션을 보게 되고 합격하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 촬영을 위해 둘은 서로 떨어져야만 하죠. 어느덧 세월이 흐르고 '미아'는 그토록 꿈꾸었던 스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옆에 있는 남자는 아쉽게도 '세바스찬'이 아니었죠. 남편뿐만 아니라 귀여운 아이와 함께 단란한 가정까지 이뤘습니다. 한편 '세바스찬'은 그토록 원하던 재즈바를 열었습니다. '미아'는 우연 같은 필연처럼 그의 바에 입장하게 되는데, 그곳의 간판은 오래전 '미아'가 디자인해 준 간판이었습니다. 바 안은 다행스럽게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다음 곡 연주자로 '세바스찬'이 무대 위로 등장합니다. 그렇게 둘은 오랜만에 재회하게 되죠. 얼마간의 눈 맞춤이 끝난 후 '세바스찬'은 그가 무대에서 들려주길 원했던 그 곡을 연주합니다. '세바스찬'의 연주와 함께 시작되는 대망의 몽타주 장면은 이 영화의 가장 대표적인 장면으로 꼽히죠. 몽타주는 프랑스어로 '결합', '조립'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말 그대로 따로 촬영된 여러 종류의 장면을 붙여서 새로운 장면이나 내용을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과거를 미래로 만들어버리죠. 꿈을 이루기 위해 모여든 LA의 젊은 청춘들 사이에서, 나의 꿈이 서로의 꿈이 되고 우리가 같이 꾸는 꿈이었음을 깨달았을 때 둘은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라라랜드> 감독의 천재적인 면모

    <라라랜드>의 감독인 '데이미언 셔첼'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연출부터 각본, 다양한 장치까지 여러 요소들에서 자신의 천재적인 면모를 자랑하는데요. 뮤지컬 영화답게 영화 중간에 지금까지 미국에 있었던 모든 고전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를 한 번에 쭉 훑어주며 낭만적으로 오마주해 재탄생시킨 연출들이 돋보이는 포인트입니다. 라라랜드의 개봉시기는 2016년인데요, 유독 더 오래된 옛날 영화 느낌이 나지는 않으셨나요? 여기에는 한 가지 비밀이 숨어져 있는데요. 화면 비율 자체를 옛날 영화처럼, 즉 현대 영화의 보편적인 비율인 16:9 비율 대신, 화면이 옆으로 긴 비율을 사용했습니다. 바로 뮤지컬 영화의 부흥기였던 1950년대 시네마스코프 비율을 사용한 거죠. 가로길이가 더 길어 넓은 화면 덕분에 원래는 화면 바깥으로 나가버릴 상황이 화면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영화 속 인물과 상황을 더 오래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고전적이면서도 동화 같은 장면들이 완성되는 거죠. 화면 비율뿐만 아니라 옛날 영화 느낌을 내는데 역할을 한 다양한 요소들이 있는데요. 화려하지 않고 심플한 조명 연출, 흔한 고전영화의 화면전환 기법(아이리스 아웃) 등은 옛날 영화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로 충분하죠. 그리고 첫 데이트 때 그 둘이 보는 영화가 무려 1955년 작품인 <이유 없는 반항>인데요, 뉴욕을 배경으로 한 흑백영화 시절, 옛날 청춘들이 열광했던 바로 그 장소에서 불멸의 청춘 '제임스 딘'과 같은 하늘을 바라봤던 두 주인공의 모습 역시 노스탤지어를 자극하죠. 이처럼 <라라랜드>는 영화의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나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이 영화의 성공 요인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또한 '세바스찬'을 통해 감독이 선보인 황금시대 정통 재즈의 매력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죠. 재즈는 정통과 현대의 갈등을 보여주는 소재로 굉장히 탁월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과거에 유행했던 재즈와 탭댄스의 향연은 미국 청년들이 레트로에 굉장한 관심을 갖고 있구나를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영화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흔히 겪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 즉 흔들리는 청춘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주제인데요. 어떻게 보면 진부할 수도 있는 소재를 음악의 힘을 빌려 관객들을 빠져들게 만들도록 한 거죠. 현실의 고민은 잊고 환상 속으로 관객을 이끄는 매개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멜로디의 강약 조절로 지루할 틈이 없도록 구성했는데요,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마다 변주되어 흘렀던 메인 테마곡은 지금 들어도 가슴이 벅차오르죠. <라라랜드>의 음악들은 무려 1,900여 개 데모곡 중에서 신중히 고르고 골라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라라랜드>의 각본은 무려 2010년에 이미 완성됐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그때는 투자자들이 외면했던 무명 감독의 재즈 뮤지컬 영화일 뿐이었죠. 감독이 본인의 실력을 입증하기 위해 먼저 선보였던 작품이 <위플래쉬> 인데요, 이 영화가 엄청난 흥행에 성공하면서 <라라랜드>의 제작비를 벌어들였다고 합니다.

    해피 엔딩? 새드 엔딩?

    <라라랜드>의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는 바로 엔딩에 관해 대립되는 의견들인데요, 이 결말이 과연 해피 엔딩이냐 새드 엔딩이냐를 두고 엇갈리는 거죠. 처음에 저는 새드 엔딩으로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에 서로 눈이 마주치는 그 순간,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가 서로를 지금까지 사랑했었더라면 이루었을 바로 그 미래, 아니 과거로 돌아가는 장면에서는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인생이란 바로 이런 것인가 하는 씁쓸한 마음과 함께요. 이처럼 <라라랜드>에서 가장 치트키라 여겨지는 마지막 이 몽타주 장면은, 과거를 미래로 연결하는 서사를 한 번에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지금은 <라라랜드>의 결말이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세바스찬'의 재즈바에 단골손님들이 북적이는 것으로 보아 사업에 성공한 것 같고, '미아' 역시 성공한 스타가 되어 건실한 남편과 아이까지 단란한 가정을 꾸린 점으로 볼 때 해피엔딩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건 재미로 말씀드린 거고요. 마지막에 서로를 진심으로 축복해 주는 두 주인공의 눈인사 때문 아닐까요? 서로의 앞날을 진심으로 빌어주는 모습, 더 이상의 미련 없이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눈빛. 그 속에서도 우리가 사랑했던 사이라는 걸 잊지 않는 듯한 따뜻한 시선은 해피 엔딩으로 보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의 마무리 역시 이동진 평론가의 한 줄 평으로 마무리해 봅니다. "달콤 쌉싸름한 그 모든 감정에 화룡점정하는 마법 같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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