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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를 만나는 환상의 세계, 영화 <코코> 내용, OST, 리뷰영화 2024. 3. 5. 10:29
죽은 이를 만나는 환상의 세계, 영화 <코코> 내용, OST, 리뷰
영화 <코코> 포스터 영화 <코코> 소개 및 역대급 흥행 기록
제가 가장 사랑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에 대한 소개와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운 눈부신 업적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데요. 먼저 <코코>는 음악소리가 절대 나면 안 되는 집에서 음악가를 꿈꾸게 된 소년 '미구엘'의 시점에서부터 영화가 시작됩니다. 집에 음악이 금지된 이유는 '미구엘'의 고조할아버지가 음악을 하겠다고 아내와 그의 어린 딸을 두고 떠났기 때문인데요. 그 어린 딸이 바로 이 영화 제목이자 '미구엘'의 증조할머니인 '코코'입니다. 하지만 뮤지션의 꿈이 너무나도 큰 '미구엘'은 멕시코 최고의 가수였던 '에르네스토'의 기타에 손을 대게 되면서 우연한 계기로 죽은 자의 세상으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다시 해가 밝기 전에 원래의 현실 세계로 돌아와야 하는 '미구엘'이 겪는 감동적인 스토리, 우리의 상상을 벗어나는 아름답고 다채로운 풍경의 사후세계, 공감 가는 다양한 캐릭터, 마음을 울리는 음악까지, 영화 <코코>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들은 너무나도 다양합니다. 영화 <코코>는 멕시코의 축제 <죽은 자들의 날>을 배경으로 합니다. 화려하고 황홀한 축제의 실제 모습이 영화에 묘사가 잘 되어있는데요. <죽은 자들의 날>은 멕시코의 대표적인 기념일로, 죽은 친구나 가족을 기억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비는 축제입니다. 기간은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이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고, 재단에 가족들의 사진과 음식, 생전에 소중하게 여겼던 물건들을 올려놓고 그들을 추억하는데요. 무덤을 예쁘게 꾸미는 콘테스트를 열기도 하면서, 제사를 마치 축제처럼 여기죠. 죽은 이들을 추모하는 멕시코만의 전통으로 죽음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태도가 반영된 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멕시코만의 추모 문화인 <죽은 자들의 날>을 다룬 영화 <코코>는 개봉 후 전 세계에서 흥행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갖춘 작품으로 인정받았는데요. 당시 멕시코에서도 마블 영화 <어벤저스>를 제치고 역대 상영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북미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을 달성해내기도 했죠. 실제로 <코코>는 개봉 당시 중국에서 상영 금지 위기를 맞기도 했는데요. 유령, 뱀파이어, 좀비, 초현실적 주인공, 외계인들이 나오는 것은 영화 상영을 금지해 온 중국에서, 중국의 심의위원들이 이 영화를 보고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아서 이례적으로 상영 허가를 내리게 됐고, 중국에서 개봉 후 흥행 돌풍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생생히 살아있는 멕시코의 전통과 문화
영화 <코코>에서는 생생히 살아있는 멕시코의 전통과 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 영화를 보면 그동안 자세히 모르고 있었던 멕시코 문화의 매력을 재발견하게 됩니다. 실제로 3년간 멕시코 현지에서 조사에 나선 제작진은 다양한 문화중에서도 특히나 집집마다 설치된 제단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하는데요. 이 제단을 통해서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살아가는 멕시코 문화를 영화에 반영하게 된 것이죠. 영화에서 나오는 대사를 살펴보면, "고조할머니 '이멜다'는 아주 오래전에 돌아가셨죠. 하지만 우리 가족은 매년 '이멜다' 할머니 얘기를 해요. 죽은 자의 날에요."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금잔화, 즉 마리골드(Marigold). 문 앞에서 제단까지 뿌려 집으로 영혼들을 안내하는데 사용하는 꽃인데요. 제작진은 현지 조사에서 마리골드 꽃 길을 본 후, 죽은 자들의 세상에서 산 자들의 세상으로 넘어오는 거대한 꽃길 다리를 영화에 구현했습니다. 영화에서 죽은 이들은 현실 세계에서 자신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만 죽은 자의 날에 마리골드 꽃길을 건널 수 있죠. 영화 중간중간에 거리의 악사들인 '마리아치'가 등장하는데요. 멕시코인들의 특별한 순간에 음악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멕시코의 상상 속 동물 '알레브리헤'(Alebrije)도 등장하는데요. 이승에서는 할머니의 반려 고양이였다가, 저승에서는 거대한 나는 호랑이처럼 무섭게 변한 체로 등장하는데, 이는 할머니의 강력함을 표현하기 위한 좋은 장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영화에서 가장 사람들을 황홀하게 매료시키는 것이 바로 상상력으로 쌓아올린 사후세계의 모습인데요. 그동안은 상상도 못 한 꿈과 환상의 나라처럼 표현된 사후세계는 마음이 따뜻해지기까지 합니다. 수평적인 구조인 현실 세계인 '산타 세실리아'는 전체적으로 낮은 건물들로 표현한 반면, 하늘 높이 뻗어 수직적이고 웅장하게 표현된 사후세계 건축물들은 고대 아즈텍 문명을 반영해 물에서 솟아 나온 수직 탑을 표현했다고 하네요. 영화를 통해 멕시코의 서정적인 문화를 보여주면서 개봉 당시 멕시칸에 대한 미국 내 혐오와 편견을 바로잡는 데에 큰 역할을 하기도 한 <코코>. 누구에게나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인 '죽음'을 긍정적으로 느끼게 할 정도로 명랑한 사후세계를 표현했는데요. <코코>가 그린 사후세계는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한 이질감 없는 모습이어서 더욱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매점, 영화관, 옷가게, 라이브 카페 등 익숙한 공간을 예쁘게 표현해내기도 하고, 무서운 해골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유쾌하게 그려내면서 친근하게 사랑스러운 캐릭터들로 탄생시키도 했죠. 특히나 전 인류 공통의 정서를 건드려 많은 사람을 울린 '코코'라는 캐릭터와 이야기는, 듣기만 해도 뭉클한 단어인 '할머니'를 다루는데요. 흔히 감동을 자아내는 캐릭터는 눈물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곤 했는데, 할머니 '코코'는 이야기의 주제를 관통하는 캐릭터입니다. 현실 세계에서 '코코' 할머니가 기억을 잃어가면서 사후세계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헥토르'의 모습은 슬픔과 함께 제 자신도 돌아보게 되는데요. 이 장치는 멕시코에 있는 3단계의 죽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합니다. 멕시코의 죽음 1단계는 심장이 멈췄을 때, 2단계는 매장이나 화장되었을 때, 3단계는 현실세계에서 모두에게 잊혔을 때인데요. 이때서야 완전한 소멸, 즉 진정한 '죽음'을 맞게 되는 것으로 여긴다고 하네요. 죽음에 대해 이토록 깊이 성찰하고 공유하며, 기억의 공감을 위해 노력하는 멕시코의 문화가 너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피하지만 말고 다 함께 슬픔과 추억을 이야기하고 고인을 기억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억해 줘, Remember me
이 곡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포인트이자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것은 바로 <코코>의 OST인 'Remember me'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겨울 왕국>의 'Let it Go'에 이어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 상을 수상했고,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주제가 상에까지 노미네이트 되며 그 명성을 이어갑니다. 극 중 '헥토르'가 자신의 딸인 '코코'를 위해서 직접 만든 노래인데요. 그동안 다른 디즈니 음악에서는 클라이맥스 때 오케스트라가 폭발하며 엄청난 감동을 선사하는 방식이었다면, <코코>의 'Remember me '는 '미구엘'의 떨리는 목소리와 꾸미지 않은 담백한 라이브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점, 또 할머니의 작은 목소리와 그걸 눈물로 지켜보는 가족들의 모습까지. 이 모든 것이 합쳐져 더욱 진실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음악적 클리셰를 벗어난 소박함이 남긴 진한 여운이 남았는데요.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오래도록 기억되고 싶은 마음이 맞닿은 가장 최고의 장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Remember me'의 우리말 버전의 '기억해 줘'는 가수 '윤종신'이 제작과 노래에 참여했는데요. 한글 가사라 직접 와닿기 때문에 더욱 자주 듣게 됐습니다. 가사를 소개해드리자면, "기억해 줘, 지금 떠나가지만, 기억해 줘, 제발 혼자 울지마, 몸은 저 멀리 있어도 내 맘은 네 곁에, 매일 밤마다 와서 조용히 노래해 줄게. 기억해 줘, 내가 어디에 있든, 기억해 줘, 슬픈 기타 소리 따라, 우린 함께 한다는 걸 언제까지나, 널 다시 안을 때까지, 기억해 줘." 자신을 기억해 달라는 가사인 이 곡은 내 맘 속 어딘가에 잠시 잊혔던 소중한 사람과 사랑하는 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소중한 누군가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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